자연과 동화되어 성장하는 아이들
그리고 나는 어른이 되었다. / 곤살로 모우레 / 보물창고
열살이 된 소년 다리오는 도시 아이이다.
그런데 그 해, 열살이 된 여름 방학, 다리오는 엄마의 직장일로 돌봐줄 사람이 없게 되어
멀리 떨어진 시골에 있는 삼촌네 집으로 가게 된다.
다리오의 집에서 멀리 떨어진 삼촌네 집에는 어미 말과 망아지 그리고 이젤이 있다.
다리오와 같은 이름을 가진 삼촌 다리오는 목장을 경영하며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다.
판판 숙모는 하루종일 말을 한 마디도 안 할 때가 많지만
중국어와 일본어로 된 책을 읽고 숲에 앉아 명상을 하고 다리오가 묻는 말에 <옴>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가끔 이야기를 해 주는데 숙모가 해 주는 이야기는 재미있고 신비롭다.
삼촌과 숙모에게는 사진으로만 남은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어려서 벌이 든 무화과를 먹고 벌에 입 천장을 쏘여 죽었고 두 분에게는 아이가 없다.
삼촌네 집에는 말과 망아지 말고도 두 마리의 고양이와 두 마리의 개가 있다.
다리오는 삼촌네 집에 있으며 말을 돌보는 법을 배운다.
그 중에서 다리오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말들의 잠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저녁이 되면 다리오는 마구간을 청소하고 책이라고 부르는 깨끗한 밀짚을 깔아주고
말의 저녁 식사를 준비해 준다.
삼촌은 말들이 즐겁게 잠들게 하려고 클래식 음악을 틀어준다.
다리오는 삼촌에게서 여러가지를 배운다.
모든 동물을 사람과 동등한 시선으로 보는 법을 가르쳐주고
모든 살아 있는 것은 자연의 일부임을 알게 된다.
삼촌이 가르쳐 준 것 중에 재미 있는 것은 누가 물었을 때 하는 대답인 <쓰흐>가 있다.
혀를 입 천장에 대었다가 떼어내며 내는 <쓰 >발음은 아주 독특하다.
다리오와 삼촌은 대화를 하며 재미있게 <쓰흐>를 사용한다.
<쓰흐>는 사하라 말로 <네>라는 뜻이다.
삼촌은 다리오에게 말 타는 법도 가르쳐준다.
다리오는 말을 탈 때 안장 없이 타는게 말과 더 친해지며 말에게 더 좋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숲과 바다가 있는 삼촌이 사는 마을은 많은 즐거움을 준다.
다리오는 자신의 부주의로 도망간 말을 찾아 다니기도 하고
이웃에 사는 소녀 파울라와 사귀기도 한다.
도시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말을 타고 헤엄치기와
말 똥에서 잔치를 벌이는 새들의 이야기,
아무에게도 길들여 지지 않는, 그래서 도살장으로 가게 된 말을 사서 초원에 놓아주는 이웃들의 이야기등등...
다리오는 그해 여름 두 달, 넓고 푸른 초원에서 자연의 일부가 되는 삶을 경험한다.
그리고 부모님이 있는 도시로 돌아가며 문득 자신이 어른이 되었음을 느낀다.
책은 그 모습이 여러가지여서 독자들에게 주는 감동도 각각 다르다.
심장이 뛰는 격한 흥분을 주는가 하면
잠 못이루는 슬픔에 빠지게도 하고
용서 할 수 없는 불의를 보며 피가 용솟음 치기도 하고
깊은 감동으로 책을 오랫동안 가슴에 끌어 안기도 한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어딘가 행복하고 평화로운,
오래전 내가 다녀온 곳 같기도 하고 언젠가 찾아가고 싶은 곳 같은
그런 자연 속에 같이 있는 기쁨 속에 있었다.
다리오는 어른이 된 자신을 느끼고
나는 어린 아이가 되어 두 마리의 말 지오콘다와 레오나르도가 있는,
고양이 붓다와 티벳, 그리고 어미 개 사하라와 강아지 틴두프가 있는 마을로
행복한 여행을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