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책읽자

불량한 자전거 여행

가을글방 2012. 2. 29. 12:53

 

 

            나를 찾는 자전거 여행

          불량한 자전거 여행     /  김남중   / 창비

 

오래 전 내가 아주 힘든 상황에 있을 때

어떤 분이 내게 말했다.

"산으로 가십시오."

나는 그날로 산악회 회원으로 가입을 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 이라고는 어릴적 외가의 뒷동산 밖에 가 본 적이 없었던 나는

첫 산행으로 1월에 무박으로 소백산엘 가게 되었다.

준비물에 있는대로 생전 처음 들어 보는 아이젠이며 스패츠를 준비하고

밤 10시에 출발 하는 버스에 올랐다.

모자에 랜턴을 달고 오르는 한 겨울의 소백산은 이미 허벅지까지 빠질 정도로 눈이 쌓였는데

눈보라가 치고 있었다.

초보자의 초행 산행은 그야말로 지옥 훈련이었다.

조금 쉬면 일행들이 저만치 올라 가고 일행들이 쉬고 있는데 까지 겨우 따라가면 일행은 또 출발을 했다.

나는 이 산행을 마치고 과연 내가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 란 생각을 수 없이 했다.

 

불량한 자전거 여행은 매일 싸우는 부모가 이혼의 초 읽기에 들어가자

부모의 이혼에 반기를 드는 11살 호진이의 가출 고행기이다.

호진이는 자신도 가족의 일원인데 자기에게는 한 마디 상의 없이 이혼으로 막 치닫는 부모를 용서할 수 없다.

'가출을 해서 부모가 다시 생각하게 해야지. 그런데 어디로 가출을 하지?'

호진이의 탈출구는 부모에게는 이미 내놓은 생의 실패자 삼촌이다.

별의 별 사고를 치고 일찌감치 집을 나간 삼촌은 고등학교도 졸업 못한 사람이다.

호진이는 삼촌이 이끄는 자전거 순례팀 여자친구(여행을 자전거로 하는 친구들)에 합류한다.

8월의 뙤약볕 아래 하루에 100KM 넘게 자전거를 타야 하는 것도 고역이지만

옆을 지나가는 차들의 매연과 쉴새 없이 나타나는 오르막 길은 죽을 맛이다.

인정머리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삼촌은 공짜로 참가한 조카를 부려먹기만 하고........

그러나 호진이는 같이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각자 가진 삶의 무게를 보게되고

트럭을 훔친 청년을 받아들이는 삼촌에게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낸다.

어찌보면 불량해 보이는 자전거 여행, 그 힘든 여행은 호진이에게 어떤 희망을 주는데........

 

이 책의 저자 김남중 선생은 일년의 거의 반을 자전거 여행으로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나에게 닥친 시련이 도저히 견디기 힘들다고 느낄 때,

아무도 나를 돕지 않는다는 외로움에 빠질 때

이 책을 크게 도움을 줄 것이다.

내가 산에서 희망을 본 것처럼, 

여자친구들이 자전거 여행에서 해답을 찾은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