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속의 그림
고구려 벽화에 담긴 이야기
무덤 속의 그림 / 문영숙 / 문학동네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은 과거 역사를 알수 있는 길은 유적에 의해서다.
고구려의 역사는 하나씩 발견 되는 고분 벽화에 의해서 고증을 거쳐 알려져 왔다.
삼국 사기나 삼국유사에 기록된 아주 적은 분량으로는 그 시대 우리 선조들의 생활이나 문화를 알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가졌던 나라 고구려, 만주를 넘어 중원까지 세를 넓혔던 역사에 대한 궁금증은 아주 크다.
고분을 발굴 하는 일은 매장 방식이나 부장품을 통해서 당시의 문화를 가늠할 수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고구려 시대의 고분에서 발견된 벽화, 그 중에서도 청룡, 백호, 주작, 현무로 불리는 사신도의 발견은 큰 의미가 있다.
그런데 왕릉의 발굴에서 왕이 아닌 여러 사람의 유골이 더러 나온다.
순장의 증거다.
이 책을 쓴 저자는 고분 벽화와 순장자들에 주목했다.
역사는 현실이고 문학은 허구이다.
그러나 때로 문학은 현실성을 뛰어 넘기도 하는데 이것은 작가의 역량에 따라 숨겨진 이야기가 찾아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읽는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이용해 개인의 부귀만을 추구하는 소인배들의 무리와
그 소인배들에 의해 희생 되는 인물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 책의 주인공 무연은 뛰어난 장군이었으나 치졸한 막리지 공비추의 음모로 순장된 무두지의 아들이다.
왕의 무덤을 관장하는 집사장 망혜는 만삭인 무두지의 아내가 낳은 아기를 품고 장백산으로 숨어든다.
그리고 무연을 무사와는 거리가 먼 인물로 키우려고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
그러나 무연은 몸속에 흐르는 무사의 피를 주체하지 못한다.
무연을 산을 떠나 동맹제에 참석해 무사의 시험을 보려 하나 추천서가 없어서 꿈을 이루지 못한다.
무연은 무사대신 궁중의 화원을 뽑는 시험을 보고 화공이 된다.
거기서 무연은 공비추의 아들 공탁을 만난다.
부모를 죽인 원수일지라도 복수의 칼을 쓰면 안 된다는 스승의 가르침 앞에서 무연의 고뇌는 말할 수 없이 깊다.
사신도는 죽은 자들의 미래 행복을 기원하는 그림이다.
결국 무연은 복수를 하는대신 예술의 아름다움을 선택한다.
비슷비슷한 모양으로 반복되는 신산한 역사를 보면서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까?
작가가 우리에게 주는 질문이리라.
이 작품은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