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친구 책 친구
사람 친구 책 친구
이 세상에는 사람이 참 많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만남에는 긴 만남과 짧은 만남이 있고 깊은 만남과 가벼운 만남이 있다.
또 즐거운 만남이 있고 언짢은 만남도 있다.
나는 가끔씩 내가 만났던 사람들을 생각 할 때가 있다.
내게 참으로 소중했던 사람들, 내가 참으로 고마워 해야 할 사람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을 잊고 산지가 얼마인가.
그들 중에는 어렵거나 거북하지 않고 만나면 그저 편하고 별 중요하지 않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별로 알려지지 않은 길을 걸으며 시간을 보내고 그리고 가볍게 헤어질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친구이다.
친구 사이에는 이해관계가 없고 높고 낮음도 없다.
꼭 무슨 일이 없어도 만날 수 있는 사람, 그냥 만나면 반가운게 친구다.
어디선가 나를 그런 친구로 생각해 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세상에는 어쩌면 사람 숫자보다 책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 어떤 역량 있는 사람이라도, 우리 수명의 천 배를 살면서 평생 책만 읽어도
절대로 다 읽을 수 없는 게 책이라고 말한다.
이 세상 사람 누구나를 다 사귈 수 없듯이 책도 그렇다.
책읽기는 그 사람의 다른 얼굴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걸어온 길, 쌓아 모양이 잡힌 생각의 모습대로 책을 읽는다.
그래서 책은 그 사람의 다른 얼굴이고 친구이다.
친구가 많은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고 좋은 친구를 많이 가진 사람은 부자라고 흔히 말한다.
그렇다면 나는 성공한 사람이고 부자가 아닐까.
나의 서가에는 책 친구들이 있다.
나는 칠십 평생 책 읽기를 하다보니 집은 좁은데 늘 책만 쌓였다.
그래서 여러 곳으로 나의 책 친구들을 떠나 보내고 때때로 그들을 그리워 하다 더러는 다시 사기도 한다.
나의 좋은 책 친구들을 공유하기 위해 만든게 이 블로그 <가을글방>이다.
나는 좋은 책을 읽을 때마다 어딘가에 있는, 또는 어느 때 이 세상에 살았을 저자를 생각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앞서 가며 그들이 깨달은 소중한 진리를 남겨 전하는 일은 아주 소중하다.
그런 이들중에는 큰 스승도 있고 작은 스승도 있다.
나는 자꾸 큰 스승을 찾는다.
작가라는 과분한 이름으로 살며 십여권의 책을 썼다.
나는 앞으로 몇 권의 책을 더 쓸지 알 수 없으나 과연 나는 작은 스승으로라도 남을 수 있을지,
나의 책 친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될지 사뭇 하루하루가 조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