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책읽자

전쟁보다 더 무서운 것

가을글방 2013. 9. 23. 12:12

 

 

 

 

 

 

 

 

 

 

 

 

잠들지 못하는 뼈  /  선안나  /  미세기

 

싸움은 나쁘다.

싸움 뒤에는 누군가 다치기 때문이다.

싸움중에서 가장 나쁜 것은 전쟁이다.

전쟁은 특수한 사람들이 일으키고 다치고 죽는 사람들은 대부분 전쟁을 일으키지 않은, 전쟁과는 무관한 사람들이다.

1950년,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민족끼리의 전쟁은 가장 나쁜 전쟁중 하나이다.

그 전쟁은 외국의 침략으로 부터 나라를 지킨다는 명분이 아닌,

누가 잘 하고 잘 못한 게 분명치 않은 민족간의 전쟁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탈하고 나라 없이 산 36년 동안 나라를 찾기 위한 독립운동이 여기저기에서 일어났다.

우리나라에서는 독립군이 주 독립운동을 했고 북한 지역에서는 파르티잔들이 독립운동의 선봉에 섰다.

정부 없이 해방을 맞은 우리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대국의 욕심대로

북위 38도 선으로 나뉘고 남쪽은 미군이 북쪽은 소련이 주둔해 왔다.

통일 정부를 세우려던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북은 각각의 정부룰 세우고

소련의 영향을 받은 북한은 공산주의 나라가 됐다.

그리고 그 때부터 이데올로기 싸움이 치열해졌다.

양쪽 정부는 반대파의 세력을 꺾기위해 갖은 정책을 썼다.

당연히 남쪽에서는 공산주의자들을 색출해 내는일에 힘을 썼다.

그런데 공산주의가 뭔지, 이데올로기가 뭔지, 정치가 뭔지를 모르는 백성들이

엄청난 숫자로 그 희생의 중심에 있었다.

이 책 <잠들지 목하는 뼈>는

그 시절 보도연맹이라는, 시작도 끝도 없고 형체도 중심도 없는 단체가 만들어지고

실적에 연연한 사람들이 배급을 미끼로, 안전이라는 허울의 회유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가입시키고 그리고 학살한 사건이다.

보리 농사, 감자 농사에 목숨을 걸고 몇 갑절 힘든 담배 농사에 희망을 걸고 살던 사람들,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잘 못했는지 모른채 모이라는 말 한 마디에 모이고

창고에 갇혀 있다 떼 죽음을 당했다.

그렇게 죽은 사람들의 수는 아직도 제대로 파악이 안 된채 시신 수습도 안 돼

망자들과 그 가족의 아픔이 끝나지 않은 채 한으로 남아 있다.

 

그 당시에 아직 태어나지 않은 젊은 작가가 마치 그 시절을 겪은듯

생생한 증언을 하기까지 얼마난 많은 조사와 애정을 기울였을지 존경을 금 할 수 없다.

6월 전쟁은 아직도 많은 면에서 정리 되지 않았고

상처는 곳곳에서 아물지 못한채 때때로 덧나고 있다.

 

이제는 많이 성숙했다고,

이제는 많이 깨인 백성이 됐다고,

이제는 이만하면 세계 어디에 가도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 할 수 있다고.

우리보다 못한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고 또 돕고 있다고 자부심을 갖고 살고.......

 

그러면서 왜 아직도 우리는 이념에 대해  시퍼런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일까?

일본이 과거 그들이 우리에게 한 반 인륜적인 만행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옹졸함을 보면서

우리는 지금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한 번 쯤 생각해 봐야 한다.

 

사람들은 다 개성이 있다.

사람이 모두 똑 같은 생각을 하고 똑 같은 일을 하고 똑 같이 살아 간다면

그것은 살아 있는 사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나는 너와 달라야 하고 또 너는 나와 달라야 한다.

그 다름을 서로 받아들이며 귀하게 여길 때 우리가 같이 사는 사회는 발전한다.

 

청소년들에게 우리의 아픈 한 역사를 읽혀야 하는 이유는

그런 눈 감고 저지르는 잘못을 막기 위해서이다.

생명은 누구의 것이나 똑 같이 소중하다.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은 내 이익을 위해 남의 생명을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느 때 쯤 우리는 이념을 토론의 장에서 자유롭게 다루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