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희망을 고쳐준 잔지바
잔지바 / 마이클 모파고 / 다림
100세에 돌아가신 로라 할머니는 자손들 각자 앞으로 이름이 적힌 선물을 남겨준다.
할머니를 많이 사랑했던 마이클이 받은 선물은 할머니 생전에는 볼 수 없었던 할머니의 일기장이다.
그 일기장에는 <잔지바>가 있다.
로라 펠리먼은 열 네살이 되었다.
영국의 남부에서 많이 떨어진 작은 섬에 사는 로라는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는 매우적극적인 소녀다.
로라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배를 노젓는 일이다.
그러나 오래전 부터 여자아이는 노를 저을 수 없다고만 얘기할 뿐 아무도 로라에게 배를 저어보게 하지 않는다.
로라의 쌍둥이 오빠 빌리는 외딴 섬에서 배나 젓고 소 젖이나 짜는 생활에 진력을 내고
어디론가 떠나려고 하는 바람에 아버지와 매우 사이가 안 좋다.
태풍이 몰아치면 지붕이 날아가고 배가 부서지는 시련을 겪지만 섬 사람들에게 태풍은 기다려지는 일이기도 하다.
큰 태풍으로 보통 때면 볼 수 없는 큰 배들이 떠밀려 오거나 간혹 난파되곤 한다.
그럴 때면 온 섬 사람들이 난파된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구조하러 작은 배를 띄우고
또는 난파된 배에서 떠내려온 물건들을 건져 올리는데 그런 일들은 작은 섬에 풍요와 활기를 불어넣는 일을 한다.
로라의 쌍둥이 오빠 빌리는 아버지가 그렇게 화를 내는데도 어느날 조난당한 배의 선원을 따라 섬을 떠나고 만다.
로라에게 오빠가 떠나고 없는 섬은 삭막하기 그지없다.
오빠가 돌보던 젖소들이 하나 둘 병이들고 거기다 무서운 태풍이 몰아쳐 남아 있던 소들 마저 물에 휩쓸려 죽고만다.
섬에 있는 집들 거의가 복구 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를 입어 더는 섬에서 살 수가 없게 된다.
로라의 할머니는
"날아간 지붕은 고칠 수 있지만 부서진 희망은 고치기 어렵다"
고 말한다.
어느날 로라는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파도에 떠내려 온 널판지를 주우러 바닷가에 갔다가
널판지만한 아주 큰 장수 거북을 발견한다.
그 거북은 뒤집힌채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로라의 힘으로는 도저히 거북을 뒤집어 줄 수가 없는데 갈매기들이 거북을 먹으려고 덤비고
만약에 사람들에게 발견 되면 먹을게 없어 굶주리는 마을 사람들이 거북탕을 해 먹을 게 뻔했다.
로라는 거북에게 물을 뿌려주고 갈매기와 사람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해초와 널판지로 거북을 덮어준다.
며칠 동안 아무도 모르게 거북을 돌보며 바다로 돌려보낼 방법을 궁리해 보지만 속수 무책이다.
로라는 널판지 하나를 구해와 거북의 배 밑을 판 다음 밀어넣고는 그걸 지렛대 삼아 간신히 거북을 뒤집어 놓은다.
그러나 거북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다.
로라는 해초와 새우를 잡아다 거북에게 먹여보지만 거북은 먹지 않는다.
그 때 바다로 나온 할머니는 해파리를 잡아다 거북에게 먹인다.
탈진해 있던 거북은 해파리를 먹고 기운을 내 바다로 돌아간다.
로라와 할머니는 그 거북에게 <잔지바>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둘만의 비밀로 간직한다.
몇년 후 또 엄청난 태풍이 오고 돛을 네 개나 단 커다란 범선이 좌초한다.
난파된 배에서 사람들이 물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게 보인다.
마을 사람들은 그 사람들을 구하려고 배를 바다에 낸다.
장정들 여럿이 배를 어깨에 메고 바다로 나가고 로라는 그 뒤를 따라간다.
그 때 아버지가 발을 삐고 로라는 아버지 대신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거친 파도와 싸우며 로라네의 배에 탄 사람들은 난파선에 탄 사람들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죽을 힘을 다해 그들을 구하러 간다.
아~ 그런데 그들이 구조한 사람속에 빌리 오빠가 있다.
그 배는 프랑스에서 뉴욕으로 가던 배였고 온 세상을 돌아다닌 빌리 오빠는 다시 섬에 정착한다.
그런데 떠내려온 배의 파편 속에 뱃머리 장식으로 달렸던 거북 모양의 조각품이 있었다.
그 조각품은 잔지바와 꼭 닮았다.
실제로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실리군도에서 25년이나 휴가를 보낸 저자는 섬과 섬 사람들에게 보내는 애정으로 이 작품을 쓴 것 같다.
자칫 아무 희망도 없는, 마치 감옥과도 같은 섬에서 그러나 로라네들은 스스로 희망을 만든다.
태풍에 떠 밀려 바다에서 온 손님 잔지바, 그 잔지바는 멀리 떠난 오빠와 함께 희망을 가져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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