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정변의 젊은 개혁가들
갑신년의 세 친구 / 안소영 / 창비
조선 말기는 그야말로 격동의 시대이다.
야심찬 정치가 흥선군 이하응은 임금이 아닌 대원군으로
오랜 세도정치로 어지러워질대로 어지러워진 나라를 바로 잡으려고무리한 정책을 펼치고
대원군 10년 섭정중에 청년이 된 왕 고종은 젊은이 다운 패기로 아버지의 나라와는 다른 세상,
즉 넓은 세상으로 눈을 돌려 개혁을 하려했다.
이때 우리나라의 주변국인 일본과 청, 러시아는 물론 멀리 있는 서방 나라 프랑스와 미국, 독일까지
동양의 한 작은 나라에 어떻게든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
이런 격동의 시대에 걸맞게 젊고 패기충천한 개혁가들이 나오는데
그들이 바로 갑신정변의 주역들이다.
그들의 스승인 흰소나무집의 주인 환재 박규수는 연암의 손자이며 청렴한 재상이다.
그는 중국을 다녀온 후 넓은 세상을 보게 되었고 쇄국이 아닌 개방이 나라를 발전 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그를 따르는 젊은 제자들에게 이런 사상을 심어주고
또 고종의 경연스승으로 왕에게도 개혁의 의지를 심어준다.
그러나 대원군을 중심으로 한 쇄국에 젖어 있던 보수 세력들은 변할줄 모르고
젊은 혈기에 불타는 왕을 중심으로 하는 개혁파들은 개혁에 목마르다.
어느 시대나 그렇지만 정가의 갈등세력들은 타협에 인색하다.
양대 세력들의 주장은 어느면에서는 각기 타당성이 있다.
많은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왜
젊은 이들의 앞을 내다보는 신선한 시각과
신중과 관록의 보수세력들이 머리를 맞대고 뜻을 합치지 못했을까, 안타까워 하리라.
갑신정변의 세 주역 김옥균과 홍영식, 박영효들은 국가의 동량이 될 수 있는 인재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시간에 쫒겨 성급하게 일을 추진하고 결국 삼일천하의 비극으로 끝이 난다.
갑신정변의 실패는 조선의 패망을 부르는 빌미가 된다.
그후, 세사람의 운명은 참으로 안타깝다.
왕이 윤허한 개혁이었음에도 정변의 주역들은 대역죄인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세 사람의 삶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김옥균은 일본으로 망명을 했으나 일본 정부에 의해 남쪽의 섬과 최북쪽의 설국으로 두 번씩 유배를 당하다가
결국은 상해에서 자객에 의해 생을 마감하고
홍영식은 정변 실패후 왕의 안위를 위해 끝까지 호위를 하다 죽음을 맞고
철종의 부마이기도 한 박영효는 한일 합방후 일본의 작위를 받고 호의 호식하며 천수를 누렸다.
이 책의 저자는 많은 자료에 의한 깊은 역사인식과 어느편으로 치우치지 않은 시선으로
청소년들이 잘 모르는 한 시대의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역사를 깊이 알아야 함은 역사가 바로 우리의 삶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역사든 실패한 역사든 역사는 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준다.
오늘의 우리 현실도 보수와 개혁의 갈등이 끝일 줄 모르고 그 와중에서 현실은 참으로 심란스럽다.
역사가들은 또 오늘의 현실을 가감없이 기록 할 것이고
이 혼란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많이 부끄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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