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책읽자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

가을글방 2012. 7. 10. 11:51

 

 

          심술 백단 질리가 찾은 엄마는 누구인가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  /  캐서린 패터슨  /  비룡소

 

질리 홉킨스는 머리가 좋고 예쁜 소녀이다.

그러나 질리는 사람들이 그렇게 봐 주는 걸 지독히 싫어한다.

질리는 좋은 머리로 어른들을 골탕먹일 궁리를 한다.

그것은 질리가 처한 환경 때문이다.

질리는 집을 나가 부모와 연락을 끊고 사회운동에 뛰어든 미혼모 엄마가 낳은 아이이다.

그 엄마는 세살까지 질리를 키우고 그리고 버렸다.

질리는 다행히 고아원으로 가지 않고 위탁모에게 맡겨진다.

그러나 그 위탁모들은 진심으로 질리를 사랑하지 않았다.

딱 한 사람 질리에게 사랑을 보여줘 질리가 엄마처람 여겼던 위탁모까지 이사를 가면서 질리를 버렸다.

이렇게 애정 없는 여러 위탁모에게 이리 저리 떠 맡겨지는 동안 질리는 어른들을 불신하고 그들을 골탕 먹이는 선수가 됐다.

어린이 보호국의 기록에 질리는 가장 심한 문제아로 기록된다.

그런 질리가 열 두살에 새로 가게 된 위탁 가정은 트로터 아줌마네 집이다.

트로터 아줌마는 너무 뚱뚱해서 게단을 오르는 게 등산을 하는 것 만큼 힘이 들고

목소리는 화통을 삶아서 통째로 먹은 것 처럼 크고 무식하다.

게다가 그 집에는 윌리엄 어니스트라는 지각력이 떨어지는 빼빼마른 아이가 이미 위탁아로 살고 있다.

위탁아를 맡아 기르고 받는 보조금으로 살고 있는 아줌마네 집은 언제 청소를 했는지 모르게 먼지가 쌓이고

곳곳에 가난의 흔적이 배어 있다.

질리는 새 위탁 가정이 한 군데도 마음에 안 든다.

질리의 소원은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사진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아름다운 엄마가 빨리 와서 자신을 데려 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 엄마는 질리를 버린 후 한 번도 질리를 만나러 온 적이 없고 어디 사는지도 모른다.

트로터 아줌마네 옆에는 앞을 못 보는 흑인 할아버지 랜돌프씨가 살고 있다.

트로터 아줌마는 매일 저녁식사에 랜돌프 할아버지를 초대한다.

질리는 이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어른들은 골탕먹여 자기에게 질리게 만드는 게 유일한 즐거움인 질리에게

트로터 아줌마는 한결 같은 사랑을 보여준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에게서 편지가 온다.

질리를 매우 사랑하며 언젠가 꼭 데리러 오겠다는 내용이다.

엄마가 보낸 주소는 멀고도 먼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다.

그곳 까지 가는 데는 버스표 값이 123달러 60센트이다.

단 일달러도 없는 질리에게는 어마어마하게 큰 돈이다.

질리는 지긋지긋한 위탁가정을 벗어나 엄마에게 가기 위해 그 돈을 마련해야 한다.

질리는 랜돌프 할아버지의 서재 책 사이에 있는 돈을 훔치고 그리고 트로터 아줌마에게 온 두 달치 위탁비도 훔친다.

그러나 질리는 엄마에게 가지 못한다.

경찰에 잡혀와 있는 질리를 보호하기 위해 질리는 트로터 아줌마가 흘리는 눈물과 간절한 소망을 본다.

그러는 중에 뜻 밖에 외할머니가 찾아오고 질리는 외할머니네 집에서 참으로 뜻 밖에 찾아온 엄마를 만난다.

그러나 그렇게 오래 기다린 엄마는 질리에게 엄마가 아니다.

 

이 책은 요즈음 지구 도처에서 부모로 부터 버려지는 아이들과 그들이 살게 되는 힘들고 삭막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그런 아이들은 거의가 문제아 딱지를 달고 차별대우 속에서 분류된다.

온갖 불리한 여건 속에서 기죽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질리의 위풍당당 행진은 어른들을 가슴 아프게 하고 부끄럽게 한다.

이 시대에 과연 부모로 사는 우리들은 정말 좋은 부모일까?

또 부모는 오로지 내 자식 만을 위한 부모로 그쳐도 되는 것일까?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 어른들은 모든 아이들의 부모가 되어야 한다 .

트로터 아줌마처럼.

'얘들아,책읽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불어 숲  (0) 2012.07.14
무덤 속의 그림  (0) 2012.07.13
갑신년의 세 친구  (0) 2012.07.08
1945, 철원  (0) 2012.07.05
바다로 간 코끼리 무모  (0) 2012.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