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길고 긴 여행
두 개의 달 위를 걷다 / 샤론 크리치 / 비룡소
열 세살인 샬라망카는 풍광이 아름다운 시골마을 바이 뱅크스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부모님 밑에서 행복하게 자란다.
그곳에는 밤나무, 단풍나무, 건초를 말리는 헛간과 수영을 하는 웅덩이,
그리고 엄마와 블랙베리를 따던 언덕과 같이 놀고 자란 동물들이 있다.
그런데 어느날 홀연히, 정말 홀연히 엄마가 집을 떠났다.
엄마는 길고 긴 여행을 하고 있으며 지니치는 곳마다에서 엽서를 보낸다.
아빠와 샬라망카는 엄마의 엽서를 보며 엄마가 돌아 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던 어느날 아빠는 엄마는 이제 돌아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엄마가 그토록 사랑한 아빠와 어린 딸 샬라망카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니.
엄마를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했던 마을의 모든 것이 있는 곳으로 돌아 오지 않는다니,
샬라망카는 엄마가 돌아 오지 않는 다는 것을 이해 할 수 없다.
그런데 아빠는 엄마와의 모든 추억이 있는 바이 뱅크스를 떠나
아름답지도 낭만적이지도 않은 삭막한 소도시로 이사를 한다.
집들은 닭장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고 송아지가 한 두시간 뜯어 먹기에도 모자랄 손바닥만한 잔디밭이 있을 뿐이다.
샬라망카는 그 곳에서 동갑내기 피비를 만나고 아빠가 자주 찾아가는 마거릿 아줌마를 알게 된다.
그런데 피비가 하는 말에 의하면 마거릿 아줌마는 성이 커데이버(시체라는 뜻)인 것처럼 무서운 살인자라는 것이다.
그 무렵 낯선 청년 하나가 나타나는데 피비는 그 청년이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정신 병자라고 말한다.
피비네 식구들은 아주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데 조금의 빈 틈이 없어 샬라망카로서는 이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그런 환경 탓인지 피비는 지나치게 엉뚱한 상상을 하곤 실제와 혼동한다.
그 무렵 피비의 엄마가 집을 나가고 피비는 엄마가 납치됐다고 굳게 믿는다.
샬라망카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엄마가 여행을 한 길을 뒤 따르는 여행길에 오른다.
그 길은 미국의 서부 오하이오 주에서 시작해 인디아니, 일리노이,위스콘신, 미네소타,
사우스 다코타, 와이오밍, 몬태나를 거쳐 아이다호주에 이르는 장장 3000KM에 이르는 멀고 먼 길이다.
그 먼길을 여행 하면서 샬라망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피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 이야기 속에는 자신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노인들이 하기에는 벅찬 장거리 여행을 하면서
사랑하는 어린 손녀가 엄마를 떠나보내는 마음의 준비를 시킨다.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는다는 것은 극복하기 힘든 엄청난 시련이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극복해야만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 여행에서 샬라망카는 사랑하는 엄마를 영원히 가슴에 간직하게 되는 대신 할머니를 잃는다.
여행하는 내내 긴 인생을 잘 살아온 두 노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가장 큰 치유제이다.
뉴베리상 수상작인 이 책은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독자들에게 충만한 행복감을 준다.